월하익송 밴드 AU(2) 콘서트--------------------------- 깜깜한 무대에 좁은 하이라이트 조명이 들어왔다. 나탈린이 앉아있는 드럼 쪽이었다. 나탈린이 두 손을 높이 들고는 드럼스틱을 네 번 쳤다. 탁, 탁, 탁, 탁. 박자감이 있는 경쾌한 마찰음이 조용한 무대를 장악했다. 곧이어 나탈린의 드럼에 맞추어 앤드류의 베이스 기타 소리, 시안과 시아라의 건반 합주, 리의 기타 소리가 점차적으로 섞여 들어왔다. 조명이 순차적으로 멤버들을 비추었다. 하나 둘 무대 위의 조명이 켜지고, 마지막으로 무대 중앙의 가장 환한 조명이 켜지자 루안이 노래를 시작했다. 곧이어 팬들의 함성이 쏟아졌다. 한참 인기 있는 혼성 밴드, 월하익송의 무대였다. 밝고 경쾌한 음악이 중반부에 다다르자 앤드류가 신이 나는..
월하익송 밴드 AU (1) 아침방송-------------------------------- 01. 깜빡 깜빡, 시아라가 멍하니 눈을 깜빡였다. 한 손으론 휴대폰이 매달린 셀카봉을 들고선 잠이 오는 듯 누근하게 화면을 응시했다. 액정에 보이는 화면이 흐릿했다. 오랜만의 라이브 방송이라 그런지, 휴대폰 화면이 영 초점을 못 잡았다. 화면 왜 이래요? 얼굴이 안 보여ㅠㅠㅠ 영상 옆으로 올라오는 댓글들 중 하나를 발견한 시아라가 머쓱한 듯 웃으며 말문을 떼었다. 최근에 라이브 방송을 안했더니.. 아직 휴대폰이 휴가 중인 줄 아나 봐요. 제가 나중에 따로 불러서 혼낼게. 잠시만 기다려 줘요. 엥. 누가 누굴 혼낸다고? 시아라가 누구를 혼낸다고 한 거예요, 지금? 적당히 웃음기 섞인 목소리. 리였다. 금방 샤워를..
소재 멘트: 상처는 아물지만 흉터가 남아 키워드: 청춘이 가기 전 분위기: 고요함 해가 지고, 푸른 어둠이 오르는 밤이 오면 주로 책을 꺼내어 읽습니다. 따뜻한 코코아를 한 잔, 책상에 올려두곤 창을 엽니다. 열린 창 사이로 스산한 밤공기가 밀려 들어옵니다. 그럼 어느새 내 작은 방은 밤이 됩니다. 아무리 밝은 전등을 켜도, 그것을 막을 수는 없습니다. 허공을 부유하던 짙은 어둠이 방 바닥에 깊게 가라앉으면 그제서야 나는 책장을 넘깁니다. 밀도 높은 밤공기를 삼키며, 어둠 속에서 책을 읽습니다. 그러다 문득, 청춘이란 단어를 기억해냅니다. 푸를 청에 봄 춘. 만물이 푸른 봄철이라는 뜻을 가진 이 단어는, 어딘가 먹먹한 감정을 가지게 합니다. 아아, 이 감정은 가질 수 없는 것에 대한 조그마한 미련일까요,..